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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4/30] 교회의 진보성
세계적인 기독교 미래학자 레너드 스윗은 교회의 변화를 네 단계로 설명했다. 첫 단계는 선교적 교회로,복음을 전하기 위한 '선교적 공동체로서의 교회'이다. 두 번째 단계는 '목회적 교회'로,선교의 열정 대신에 조직과 제도가 자리잡은 교회이다. 이러한 목회적 교회가 열정을 상실해가게 되면 세 번째 단계인 '현상 유지적 교회'로 변화된다.

현상 유지적 교회란 지금까지 형성되어 온 조직과 제도 그리고 건물을 유지하기에 급급한 교회이다. 교회가 스스로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마지막 단계인 '박물관 교회'가 된다. 이 단계에서는 교회는 예배장소가 아니라 기념의 장소,관광의 장소로 존재할 뿐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어느 단계에 위치하고 있는가?

선교적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하던 교회가 부흥하고 성장하게 되면 교구를 만들고 건물을 짓고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면서 목회적 교회가 된다. 그러나 목회적 교회에 충실하게 되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리게 되고,그에 따라 교인들은 하나 둘 씩 교회를 떠나는,소위 '가나안교인'이 되고 만다. 그렇게 되면 교회는 어쩔 수 없이 현상을 유지하는 교회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많은 목회자들이 열정을 가지고 목회를 시작하지만 열정과 교회의 본질을 상실하게 되면서 은퇴할 때까지라도 버티기 위해 교회가 교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채 말 그대로 유지하기에만 총력을 기울이는 교회가 된다. 결국 교인들의 헌금으로 지어진 멋지고 화려한 교회,백화점같은 대형 교회들이 박물관 교회의 단계로 진입하게 될 날이 멀지 않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이대로 간다면 말이다.

이런 교회의 변질을 막기 위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교회의 젊은이들을 붙잡는 것이다. 최근 여러 통계자료가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교회의 많은 젊은이들이 교회를 외면하고 심지어 혐오의 대상으로까지 여기면서 떠나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교회가 청년성,즉 진보성을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진보성은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가? 우선 교회에는 정치적인 의미로서의 진보성이 요구된다. 지금의 교회는 기득권을 옹호하는 보수집단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교회는 세상의 악에 대해서 침묵해서는 안 된다. 세상의 악으로부터 공격 받는 것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필자가 말하는 정치적 진보성이란 한 마디로 '약자의 편에 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가 기득권의 세력에 접근하려고 하면 할수록 교회의 본질과는 멀어진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늘 낮은 자,약한 자와 함께 하셨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바라는 정치적 진보는 그리 대단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다. 광화문이나 시청광장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에 동참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기득권에 편승하거나 동조하는 교회가 아니라,약자의 편에서 약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교회를 바라는 것이다. 예배 가운데,말씀 가운데,기도 가운데 그런 것들이 드러나기를 원하는 것이다.

또한 교회는 신앙적인 의미로서의 진보성을 가져야 한다. 실제로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에는 정치적 진보성 결여보다 신앙적인 진보성의 결여가 더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신앙적 진보성은 '교회가 세상에 대해 열려 있음'이라고 할 수 있다. 신앙의 보수성은 이원론에서 출발한다. 즉 세상과 교회를 이분법적으로 분리시켜,교회는 거룩한 곳이고 세상은 타락한 곳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결국 교회에는 기득권을 가지고 생활해 온 교인들만 남고,그 교인들은 자신의 권리를 유지할 수 있는 교회를 만들어 간다.

교회의 본질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 모여 세상에 반응하는 모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가 세상을 향하여 손을 내밀어야 한다. 빛과 소금의 역할은 교회 안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밖 세상에서 해야하는 것이다. 세상 속에서 예수그리스도의 삶이 보여져야 한다. 우리끼리가 아니라,교회 안에서가 아니라,강하고 높고 잘난 자의 자리가 아니라,약하고 낮고 못난 자를 품고 돌보며 하나님을 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신앙의 진보성'이다.

고형진 목사(강남동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