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뉴스캐수터   
  [2011/12/13] 아름다운 학사모
4년간 서로 ‘눈과 발’

정신지체장애와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두 대학생이 4년간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학업과 신앙생활을 지속,2월16일 졸업장을 받게 돼 감동을 주고 있다.

정신지체 3급 장애인 이석복(23·신디 전공·은혜와진리교회)씨와 시각장애 1급인 채민형(23·여·피아노 전공·은평침례교회)씨가 주인공들이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두 사람은 2002년 충남 천안 나사렛대 음악목회학과에 입학한 이후 졸업학점을 모두 이수,학사모를 쓰게 됐다.

입학 초부터 자연스레 친구가 된 이들은 앞을 보지 못하는 채씨를 위해 이씨는 수업시간표를 기억해 강의실 이동을 도와줬다. 또 점심시간에는 학교 식당에서 채씨가 식사를 할 수 있게 해주고 강의가 없는 시간에는 연습실에서 연주를 하며 건강과 장래를 위한 기도까지 함께 하는 등 이씨는 4년동안 채씨의 눈이 돼줬다.

“석복씨는 제가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항상 제 곁에 있어줬어요. 정말 순수하고 좋은 친구죠. 제가 어렵고 지칠 때마다 석복씨의 밝은 목소리가 떠올랐고 그 덕분에 힘든 대학 과정을 무사히 마치게 됐어요.”

채씨 역시 수업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씨에게 과제물을 챙겨주는 등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와줬다.

“민형씨는 제가 수업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몇 번이고 설명해주곤 했어요. 특히 이론수업은 도저히 따라가기 힘들었는데 옆에서 계속 반복 설명해줘 많은 도움이 됐지요. 과제물도 제때 제출할 수 있었고요. 민형씨의 도움이 없었으면 아마 졸업은 힘들었을 거예요.”

두 사람은 지난해 학교 주최로 실시한 장애인 도우미 선발대회에서 모범적인 ‘베스트 짝꿍 도우미’로 선발되기도 했다.

유난히 남을 돕는 일을 좋아하는 이씨 뒤에는 어머니의 사랑이 있었다. 이씨의 어머니 전혜수(49·은혜와진리교회)씨는 이씨가 어릴 때부터 항상 하나님을 경외하고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돌보며 살도록 가르쳤다. 전씨는 지난해 아들 이씨의 장학금을 어려운 장애 학생에게 써달라고 학교에 기부하기도 했다. 올해 나사렛대 졸업식장에서 ‘에덴봉사상’을 받을 예정인 이씨는 “앞으로 선교단체나 복지관 등에서 일하며 하나님의 자녀로서 받은 은혜를 다른 이들에게 모두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다.

어려서 시각장애를 갖게 된 채씨는 앞이 안 보이는 어려움 속에서도 음악에 대한 강한 열정을 보였고 결국 피아노를 전공하게 됐다. 채씨는 지난해 가을 서울의 한 복지관에 취업해 사회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채씨는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 부족해요. 완벽한 사람은 없죠. 그래서 하나님이 서로 도우며 살라고 하셨나 봐요. 서로 도우면 부족한 것도 채워지고 결국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4년간 좋은 친구를 만나 정말 기뻤어요. 앞으로 자주 만날 수는 없겠지만 민형씨는 언제나 마음 든든한 친구로 남아 있을 거에요”라고 말했다.

유영대 국민일보기자 ydyoo@kmib.co.kr
국민일보 2006.2.15.29면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