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뉴스캐스터   
  [2011/12/13] 상한 영혼을 위하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은 손 하나 오고 있거니.
(고정희의 ‘상한 영혼을 위하여’)

시적 화자는 고난과 고통을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맞서기를 주문한다. 시련의 과정을 거쳐서 잎을 피워내는 부평초처럼 현재의 아픔을 안으로 삭이면서 내적 성장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고통의 바다에서 영원히 표류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며 고난 속에도 희망의 메시지를 기대하며 나아가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