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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3/06] 채워야 할 것을 채우지 않으면
언젠가 한 농부가 일러준 말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버들피리를 만들어 주고 있을 때 지나가다 걸음을 멈추고 들려준 말입니다. 나무는 가지 끝부터 물이 오른다는 것이었습니다. 봄이 되어 나무에 물이 오를 때가 되면 나무는 밑동부터 물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가지 끝부터 채운다는 겁니다. 그 말은 들판에 쏟아지는 봄 햇살만큼이나 환하게 다가왔습니다. 구석구석 가지 끝부터 물을 채움으로 나무는 자기의 온몸에 물을 채우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물을 채움으로 온통 연둣빛 잎을 피워내는 것이었습니다.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은 구덩이를 채우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흐르던 물이 웅덩이를 만나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웅덩이를 채웁니다. 시간이 걸려도 웅덩이를 모두 채운 뒤에야 다시 앞으로 나갑니다. 마음이 급하다고 웅덩이를 비운 채 건너뛰는 법이 없어 웅덩이를 채우지 않는 한 걸음을 멈춥니다.

주님의 나라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가지 끝부터 물을 채우는 나무처럼, 웅덩이를 다 채운 뒤에야 다시 흐르는 물처럼 이 땅 구석구석 우리가 마땅히 채워야 할 것을 채우지 않으면 주님의 나라는 여전히 우리에게서 멀리 있는 것이겠지요.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