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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2/21] 잠자는 자들을 향한 법의 메아리
“권리 위에 잠든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독일의 법학자 예링은 권리자의 손을 떠난 권리가 법의 세계에서 보호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치 땅에 묻힌 한 달란트가 다섯 달란트 가진 자의 것이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소멸시효제도’와 ‘취득시효제도’는 누가 진정한 권리자인지의 여부와 관계없이 권리 행사를 일정기간 행사하는 자에게 그 권리를 부여한다.

예를 들어 급여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게 되면 비록 근로자가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더라도 사용자에게 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 상인 간의 거래 행위로 발생한 채권은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채권자의 권리는 사라진다. 식당에서 맛있는 요리를 주문하여 먹은 다음 1년이 지나버리면 식당 주인은 손님에게 음식값을 청구할 수 없다. 옆 건물이 내 땅을 침범하여 20년의 시간이 흘러버리게 되면 침범지가 옆 건물 주인의 소유로 바뀔 수 있다. 권리자가 이 같은 사실들을 잘 알지 못해 자신의 권리를 무단히 방치해버리면 권리를 잃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권리자는 권리의 소멸을 막을 수 있을까. 채무자에게 권리를 청구하는 방법 등을 사용해야 한다.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다음, 6개월 이내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으로 권리의 소멸을 중단시켜야 한다. 상인은 상대방에게 지급명령 신청을 통해 채무이행을 청구해야 한다.

내 땅과 맞물린 옆 건물이 내 소유지를 넘어 왔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경우는 지적공사에 의뢰해 지적도를 측량한 다음 경계선을 확인하고 침범자에게 침범한 구역을 알려주어야 한다. 소유자와 침범한 점유자가 협상을 해서 해당 지역에 관해 무상사용 각서를 작성하고 이를 공증하거나 양자가 임대차 계약을 작성하는 방법을 통해 점유취득시효의 완성을 막을 수 있다.

협상에 실패할 때에는 소송을 통하거나 법원을 통한 조정을 하게 되는데 확률적으로 50%의 해결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무엇보다 취득세 납부 여부는 토지 소유권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므로 소유자는 반드시 매년 이를 확인하고 이행해야 한다.

성경은 영적 세계에서 잠든 자들에게 찾아올 불이익을 경고하며 속히 깨어날 것을 알려주고 있다. 겟세마네동산에서 예수님께서는 잠든 제자들에게 한시 동안도 깨어 있을 수 없더냐고 책망하셨다(마 26:40). 신랑을 기다리다 지쳐버린 열 처녀는 깊은 잠에 빠진 나머지 갑자기 찾아온 신랑을 보고 당황한다(마 25:1∼13). 바울은 로마 교회에게 빛의 갑옷을 입고 잠에서 깨어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롬 13:11∼13).

어떻게 해야 영적인 잠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 왕의 초대를 받은 술람미 여인의 모습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아 2:10∼12). 왕의 음성에 귀 기울인 술람미 여인이 왕의 초대에 응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는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여야 한다. 로뎀나무 아래에 절망의 잠에서 죽음을 구하던 엘리야는 천사가 가져다 준 물과 떡으로 새 힘을 얻어 살아난 것처럼 절망의 늪에서 헤매는 현 시대의 영혼들을 일으켜 줄 희망과 용기의 말씀이 절박하게 요청되는 때이다(왕상 19:4∼6).

박상흠 변호사(동아대 법무감사실 법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