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영자   gido@gidoschool.com
  [2019/01/17] 아픔이 길이 되려면
열왕기하 4장 1~7절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집니다.’ 김승섭 교수의 책 ‘아픔의 길이 되려면’의 한 문장입니다. 모든 사람은 아픔과 함께 살아갑니다. 아픔은 신앙인과 비신앙인을 가려서 찾아오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모신 사람이라 해도 아픔은 늘 인생의 동반자로 마주 앉아 있습니다.

특히 한 사회에서 취약계층에 해당되는 우리 이웃의 아픔은 상대적으로 더 크고 깊습니다. 사회가 그들의 아픔에 책임이 있음을 통감해야 하건만 우리 사회는 그 현실을 애써 외면합니다. 도리어 사회의 구조적인 병폐와 모순이 더 많은 사람들을 아픔의 길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을 고아의 아버지요 과부의 재판장으로 노래합니다.(시 68:5)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늘 아픔과 함께할 수밖에 없는 자들을 돌아보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가난한 자, 과부와 고아 그리고 나그네를 기억하며 돌볼 것을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에 명령하신 겁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 아픔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장치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먼저 그들을 위한 십일조를 드리도록 하셨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십일조를 드리지 않았고 오히려 그들은 받았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농사를 지어 추수할 때 일정 부분은 취약계층을 위해 남겨두어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러한 사회적 장치를 통해 그들을 보호하도록 명령하셨지만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그들은 여전히 아파합니다.

오늘 본문에는 빚을 내준 사람들이 과부의 두 아들을 데려다가 종으로 삼으려고 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취약계층을 위해 마련해 주신 사회적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1절)

우리가 마주한 현실도 성경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회는 아픔이 아픔을 낳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사회제도가 아픔 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외면하며 더 깊은 아픔의 자리로 밀어 넣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누군가는 아파하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함께 쏟아지는 비를 맞아야 합니다. 함께 쏟아지는 비를 맞는 것이야말로 이 땅의 교회가 해야 할 일입니다.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그들과 함께 아파하는 것이 이 땅에서 성도들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사명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만날 수 있는 하나님은 과부가 가지고 있던 기름 한 그릇에서부터 역사를 시작 하셨습니다. 남편의 죽음이라는 큰 아픔을 안고 있던 과부의 기름 한 그릇이 하나님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어두운 분열 이스라엘 왕국 시대에도 변함없이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보잘것없는 기름 한 그릇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우리 생각에 하찮은 것이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손에 붙들리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질문하십니다. ‘너에게 있는 것이 무엇이냐?’ 하나님은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통하여 일하십니다. 우리 손에는 이미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 땅의 교회는 이미 많은 것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웃을 위해 보다 더 적극적으로 흘려보내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이 어떤 이들에게는 꿈에서나 생각할 수 있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교회 밖에서 하나님의 선한 영향력을 드러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하나님께 돌이킨 후 하나님을 향해 걸어가는 길 위에 있는 삶입니다. 성경은 그것을 광야로 소개합니다. 그 길에는 아픔이 있고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는 더 이상 돌아서지 않습니다. 아픔을 길이 되게 하시는 하나님이 오늘도 우리와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선한 영향력을 드러낼 수 있는 성도 여러분이 되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이엘리야 목사(서울비전교회 부부청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