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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5/12] 복되게 오래 살려면
태어남과 죽음은 기본적으로 가정의 경사요 애사이다. 가정의 달에, 어린이날에 그리고 어버이날에 심각하게 살펴보고 깊은 깨달음을 얻었으면 한다. 인간의 상식은 말한다. 자녀들은 부모를 공경해야 한다고. 또 부모는 자녀들을 사랑해야 한다고. 낳아주고 낳음 받았기 때문이다. 길러주고 길러짐을 받았기 때문이다. 부모는 자식들을 보면 기쁘고 감격한다. 자식들은 부모를 보면 고마워서 공경한다.

그러나 오늘은 부모 공경과 자식 사랑의 또 다른 진실을 살펴보려 한다. 자식 된 우리는 이미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를 통하여 부모의 생애동안 주어진 생명을 함께 살았다는 진실 말이다. 육신만이 생명이 아닐진대 영과 혼, 인격과 품성, 이런 생명을 우리는 부모로부터 전수받았고, 우리는 이런 부모의 생명을 함께 누리고 있었다. 또 비록 부모의 몸은 흙으로 돌아갔으나 그분의 인간됨은 지금의 자식 된 우리들의 삶을 통해 함께 사신다.

지금의 우리는 우리의 육적 생명이 다한 이후에도 우리의 자식들 삶 속에 잇대어 함께 살 것이다. 인격체로 말이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생명을 자식들의 생명에 포개어 함께 살아간다. 그런 방식으로 우리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우리의 약속받은 미래로 맞아들이며 우리 미래의 생명을 살게 된다. 이런 입장에서 다시 한번 가정의 달에 새롭게 결단할 게 있다.

우리가 자식 된 입장에서 부모를 공경하는 이유는 우리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심 때문만이 아니라 부모의 삶 속에 우리가 함께 살 수 있는 공간을 내어주셨기 때문이다. 우리가 부모 된 입장에서 자식을 사랑하는 이유는 우리가 자식들의 생명을 통해 우리의 미래생명이 살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되어 있기 때문이다. 생명에서 생명으로 잇대어 사는 삶의 공동체가 바로 가정이고, 그런 가정의 삶은 복된 삶이리라.

생명은 누가 주나. 생명을 받은 우리는 생명을 주신 분을 공경하고 사랑한다. 믿고 의지한다. 생명의 주인이신 창조주 하나님이 어제도 생명의 하나님이셨기 때문에 오늘의 우리는 부모와 함께, 조상과 함께 어제를 살 수 있었다. 어제의 생명을 주신 그분은 오늘 생명의 주인이시기도 하다. 오늘을 사는 우리의 주인이시다.

그분은 동시에 우리 자손들의 생명을 주시고 기르시는 미래의 하나님이시기도 하다. 그분 때문에 우리는 부모의 역사를 통하여 과거를 살았고, 오늘을 스스로 살고 있으며, 자녀들의 미래를 통하여 또 살 것이다.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모두 죽음을 넘어서 살았고, 살고 있고, 살아갈 것이다. 이것이 사는 재미요, 삶의 시간이요 공간이며, 삶의 과정이요 목표다.

우리는 바로 오늘 무한대의 비극 앞에 서 있다. 진도 앞바다에서 우리가 잃은 자녀들 때문에 가슴이 미어지고 머리도 아프다. 심장사로까지 이를 지경이고 뇌사로까지 이를 지경에 왔다. 우리의 미래를 살아줄 우리의 사랑하는 자녀들이 먼저 떠났다. 우리는 이제 먼저 이렇게 하자.

우리가 그들을 우리 가슴에 묻자. 우리의 머리에 담자. 그리고 그들이 펼치지 못하는 내일을 우리의 오늘 속에서 이루어지게 하자. 그들의 미래를 우리의 현재 속에 담아 펼쳐주자. 그들의 못 이룬 꿈을 오늘의 고난과 아픔 속에 담아 꽃피게 하자. 몸으로 낳은 부모들은 물론 그리하실 것이다. 가슴으로 낳은 우리 부모세대들도 그렇게 결단하자. 우리는 한 공동체적 생명을 살아간다. 과거의 역사도 우리의 생명공동체였으며, 미래의 희망도 우리들의 공동체가 펼치고 싶은 꿈이다.

정말로 오래 살고 싶은가. 두 가지를 실천하자. 공경과 존경의 마음으로 우리의 선조들의 지나온 역사를 우리의 삶 속에 이끌어오자. 그리고 사랑과 격려의 마음으로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 오늘의 우리가 헌신하고 양보도 하자. 정말로 제대로 잘살고 싶은가. 두 가지를 실천하자.

정직과 겸허의 자세로 지난날의 추악한 허물과 잘못은 오늘 참회하고 용서를 빌자. 그리고 열린 마음과 진정으로 미래의 세대들에게 희망의 열매를 맺게 하자. 그러려면 오늘의 아집과 폐쇄성은 헐어 버리고 미래지향으로 삶의 방향을 돌려 우리 스스로 변화하자. 미래지향이 크고 깊고 넓으면 그만큼 과거와 현재의 무거운 짐과 실패를 내려놓기가 쉬워진다. 오늘 결단하자. 과거의 잘못과 허물을 걸림돌로 삼아 난투극을 벌이는 대신 그것들을 디딤돌로 삼아 내일의 새로운 희망을 열자. 결단의 시간은 오늘이다.

박종화목사(경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