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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7/28] 넛지효과와 선택설계
옆 사람에게 무언가를 살며시 권하거나 주의를 환기시킬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옆구리를 살짝 건드린다. 이러한 행동을 넛지(nudge)라 하는데 사전적으로는 ‘(팔꿈치로 살짝) 쿡 찌르다, 살살 밀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강제적인 방법이 아니라 부드러운 권유를 통해 보다 나은 선택을 실현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넛지효과라 한다. 이 효과에서 중요한 것은 선택의 여건을 어떻게 구성하느냐 하는 것인데 이러한 작업은 ‘선택설계자’에 의해 이루어진다.

일반에 잘 알려진 넛지효과는 남자화장실 소변기에 그려져 있는 ‘파리’나 안에 놓인 축구 골대의 작은 모형이다. ‘남자가 흘려야 하지 말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라는 문구보다 이러한 그림이나 모형이 화장실을 훨씬 청결히 사용하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한 공항의 남자화장실은 이 넛지효과를 통해 소변기 밖으로 흘리는 소변량을 80%나 줄였다. 남성의 본능이 파리 그림에 낚일 수 있음을 간파한 선택설계의 결과이다.

또 다른 넛지효과는 집단심리를 이용한 데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납세자들에게 4가지의 다른 문구를 활용한 고지서를 보냈다. 첫 번째는 ‘세금은 교육, 치안, 화재 예방과 같은 좋은 일에 쓰인다’는 것이고 두 번째 것은 ‘조세 정책을 따르지 않으면 처벌을 받는다’였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세금 납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도움을 준다’와 ‘이미 미네소타 주민의 90% 이상이 세금을 납부하였다’라는 문구였다. 어느 고지서를 받은 납세자들의 세금 납부율이 가장 높았을까? ‘남들은 이미 다 냈구나…’ 하는 불안감과 동조심리를 자극한 4번째가 가장 높은 자진 납세를 이끌어냈다.

이렇듯 넛지는 인간의 본능과 심리적 속성을 활용하여 원하는 결과를 강제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이끌어내고 유도하는 부드러운 힘을 지닌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택설계자의 중립적이고 공익을 위한 철학이 바탕을 이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자기 스스로 선택을 했다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이를 설계한 이의 보이지 않는 의도가 개입되기 때문이다. 사회문제점을 개선하고 공익을 위한 넛지의 현명한 설계와 적용이 중요하다.

노태호(KEI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