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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0/09] 마리아 릴케, 내 눈을 감겨 주십시오
내 눈을 감겨 주십시오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내 귀를 막아 주십시오
나는 당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발이 없을지라도
나는 당신 곁에 갈 수 있습니다.
또한 입이 없어도
나는 당신에게 애원할 수 있습니다.
내 팔을 꺾어 주십시오
나는 당신을 마음으로 더듬어 품을 수 있습니다.
내 심장을 멈추어 주십시오
나의 뇌가 맥박칠 것입니다.
만일 나의 뇌에 불이라도 사른다면
나는 나의 피로써 당신을 운반할 것입니다.
내 눈을 감겨 주십시오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

릴케의 연인이었던 루 살로메에게 헌정한 기도시입니다. 볼 수 없어도 볼 수 있고, 들을 수 없어도 들을 수 있으며, 걸을 수 없어도 갈 수 있다고 말하는 시인의 뜨거운 심정이 전해집니다.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마음도 이처럼 간절한지요?

우리는 더 이상 ‘잃어버린 자’가 아니라 주님께 ‘발견된 자’입니다. 우리의 인생이 그분의 손안에 있음을 알 때 진정한 평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글 이지현 선임기자(국민일보 종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