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   gido@gidoschool.com
  [2018/12/16] 남보라, 나를 구원한 그 음성
남보라(29)는 2005년 지상파TV 예능에서 가족 이야기로 눈길을 끈 뒤 연기자가 됐다. 이후 영화 ‘써니’의 문학소녀 금옥으로 출연하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다. 남보라는 데뷔 때부터 남다른 신앙심으로 주목받았다. 그런데 자신은 무늬만 크리스천이었으며 최근에야 비로소 하나님을 만났다고 털어놓았다. 어떤 일이 있었을까. 지난 12월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남보라를 만나 눈물과 웃음이 담긴 고백을 들었다.

회개하지 못했던 삶

배우로서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출연하는 드라마는 화제가 됐고 시청률이 치솟았다. 사람들이 환호했다. 잔잔한 강물에 둥실둥실 떠내려가는 요람에 누운 듯 안락했다. 차츰 오만해졌다.

“어느 날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이런 기도를 하는 저를 발견했어요. ‘하나님이 제게 해주신 게 뭐 있어요? 다 제가 했잖아요. 제가 잘 나서 잘 된 거 아니에요?’라고 말이죠.”

갖고 있던 것들이 하나둘 사라졌다. 출연작마다 시청률이 떨어졌다. ‘살다보면 이럴 수 있지’라고 생각했다. 일이 잘 안 풀리자 기도했다. 그러나 여전히 욕심을 부렸다. 예전처럼 모두 다시 갖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데뷔할 때 신앙심 깊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진짜 크리스천은 아니었어요. 연기자로 성공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매달렸을 뿐이죠.”

회개 없는 기도는 허망했다. 영화제 신인상은 받았지만 여우주연상이나 최우수상은 받지 못했다. 왜 하나님이 더 이상 허락해주지 않는지 의아했다. 그러다 2016년 남동생이 세상을 떠났다. 세상이 무너졌다.

“죽고 싶었어요. 잠자리에 들 때마다 제발 아침에 눈 뜨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어요. 눈을 뜨고 잠들 때까지 지옥이었어요. 귀신이 계속 제 귀에다 ‘아직 안 죽었어? 얼른 죽어야지’라고 속삭였어요.”

그를 살린 새벽의 소리

새벽기도를 다녔다. 살려달라고 기도했다. 더 이상 귀신들의 속삭임이 들리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는 것 말고도 여러 교회를 다니며 예배를 드렸다. 일주일 내내 예배를 드린 적도 있었다. 예배와 기도, 성경 읽기와 봉사가 삶의 전부였다.

3개월 정도 지나자 조금씩 숨을 쉴 수 있게 됐다. 그제야 ‘나도 살만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교 봉사를 결심하고 새벽기도를 갔을 때였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베들레헴 성전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일을 경험했다.

“기도하는데 갑자기 하늘에 새카맣던 회색 구름이 ‘샤악’하고 걷히면서 새하얀 빛이 제게 똑 떨어지더라고요. 그리고 목소리가 들렸어요. ‘사랑하는 내 딸아, 내가 널 찾았다’라는 소리였어요. 그때 알았어요. 하나님은 자만 떨던 절 버린 게 아니라 계속 찾았다는 것을요. 제가 장막 속에서 나오자 하나님은 어김없이 절 찾아주셨고 사랑한다고 얘기해주셨어요. 정말 죄송했어요.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혼자 잘난 줄 알고 살았던 제가 얼마나 회개했는지 몰라요.”

남보라는 그때 감동이 떠올랐는지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그날에야 비로소 진짜 크리스천이 됐다고 말했다.

가진 것 없어도 행복 충만의 삶

남보라는 남을 돕는 일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구하는 기도를 하다 얻은 말씀이 있기 때문이다.

“지옥 같은 곳에서 절 구해주신 하나님께 제가 어떤 일을 해야할 지 여쭤봤어요. 그랬더니 ‘과부를 변호하고 고아를 돌봐라’라는 말씀을 주셨어요.”

그날 이후 보육원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등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지난 4월 서울국제사랑영화제에 참석했다가 펑펑 운 사연을 들려줬다.

“레드카펫을 밟는 자리니까 아침 일찍부터 드레스와 헤어, 메이크업으로 최대한 화려하게 치장했어요. 근데 그날따라 마음에 들지 않아 까칠하게 굴었죠. 영화제에서 홈리스 분들의 찬양공연을 보다 문득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어요. 하나님이 보시기에 내가 저 분들보다 과연 아름다울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기나 돈 같은 물질에 집착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삶도 죽음도 모두 하나님의 뜻에 맡기고 매일 충실히 사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배우로 성공하는 것이나 통장 잔고가 두둑해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믿어요. 하나님에게 의지하고 기도하는 것만이 제 삶의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남보라는 기다렸다는 듯 활짝 웃으며 “제가 경험한 건데요, 하나님은 정말 계세요. 그러니 여러분, 마음껏 믿으세요!”라고 소리쳤다.

김상기 기자(국민일보 종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