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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2/09] '겨울왕국' 엘사와 고 이민아 목사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속의 주인공 엘사를 보면서 약 2년 전 이 땅을 떠난 ‘땅 끝의 아이들’의 저자 이민아 목사 생각이 났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의 딸인 이 목사는 53세로 별세하기 전까지 하나님의 사랑을 전했던 인물.

공주에서 여왕이 된 영화 속 엘사와 같이 생전의 그녀는 ‘이 시대의 지성’이란 소리를 들은 이 전 장관의 외동딸로 공주와 같이 자라났다. 뛰어난 미모, 미국에서 검사 생활을 할 정도의 탁월한 지적능력, 한 남자와의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던졌던 열정 등이 버물려진 그녀의 인생은 영화 속 어떤 주인공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공주로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얼게 만드는 능력의 소유자였지만 실수로 동생 ‘안나’를 다치게 한 이후 성 안에 틀어 박혔던, 종국에는 여왕이 됐으나 대관식 날 군중들을 피해 얼음 궁전을 만들고 혼자만의 삶을 선택했던 엘사 처럼 고인 역시 외톨이의 삶을 살았다.

어린 시절, 외면적으론 화려했지만 늘 바빴던 아버지의 실존적 부재 속에서 그녀는 외로웠다. 장성해선 전부를 걸었던 사랑에 실패하면서 그녀는 ‘마음의 문’을 닫았다. 겨울왕국의 엘사와 같이 그녀의 가슴은 북극 얼음마냥 차가워졌다. 엘사와 같이 이 목사는 세상을 보며 ‘다 잊어’, 혹은 ‘놔 버려’로 번역되는 ‘렛 잇고’(Let it go)를 불렀다. 이 목사는 “세상이 뭐라해도 난 신경 쓰지 않을 거야”라면서 마음의 문을 꽉 닫아 버렸다. 엘사 처럼.

영화를 본 분들은 다 알겠지만 엘사의 차갑게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였던 것은 동생 안나의 진정한 사랑이었다. 사랑을 갈구했지만 정작 진짜 사랑을 찾을 수 없었던 고 이 목사의 차디 찬 심장을 녹인 것 역시 사랑이었다. 생전의 이 목사에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물은 적이 있었다. “사랑이지요.” 단호한 대답이었다. 하나님의 다함이 없는 사랑이 그녀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였다.

하나님을 만난 이후 그녀는 스스로 ‘심장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에스겔서 36장26절과 같이 하나님은 돌처럼 굳어버린 마음을 육신에서 제하고, 대신 그 자리에 살아있는 사랑의 마음을 주셨다. 처음에는 어려웠다. 그러나 에스겔서 말씀대로 새 영이 마음에 들어오니 딱딱한 빙산과 같은 마음이 녹기 시작했다. ‘겨울왕국’에서 엘사와 안나의 진정한 사랑의 힘으로 얼음나라 아렌델에 다시 봄이 찾아오듯, 이 목사가 하나님의 한량없는 사랑을 경험한 이후 그녀는 물론 그녀가 접하는 모든 세계에 부흥이 오기 시작했다.

사랑은 결코 계산할 수 없다. 영화에서 추위에 떠는 안나를 벽난로 앞으로 데려간 눈사람 올라프를 기억하시리라. “거기 있으면 넌 녹아버려”라는 안나의 말에 올라프는 “너를 위해선 없어져도 괜찮아”라고 말한다. 올라프의 사랑은 계산하지 않는 사랑, 막무가내의 사랑,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었다.

하나님의 진짜 사랑을 접한 순간, 이 목사는 꽉 닫았던 얼음성 문을 열었다. 그 순간, 안나가 엘사의 대관식날 굳게 닫혔던 성문이 열리는 것을 보면서 불렀던 기쁨의 노래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태어나서 처음이라서’를 그녀 또한 불렀을 것이다. 처음으로(For the first time) 그 사랑을 맛 본 이후 한결같이 ‘땅에서 하늘처럼’ 살았던 고인은 2012년 3월15일 하늘 아버지 집으로 돌아갔다. 영원히(Forever).

이태형(국민일보 기독교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