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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24] 영국교회 휩쓰는 ‘새로운 표현들’
기도운동 확산되고, 성직자 권위 내려놓고
영국교회 휩쓰는 ‘새로운 표현들’

영국 런던에 있는 국립 초상화 진열관(National Portrait Gallery)엔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의 초상화가 걸려있습니다. 초상화 위에는 ‘세계는 나의 교구’라는 그의 경구가 크게 쓰여져 있죠. 튜더 왕가의 초상화에도 손바닥 크기의 작품설명만 붙어 있는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특별한 배려입니다. 영국 역사에서 웨슬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영국도 신앙적 열정이 예전만 못합니다. 수백년 된 교회가 술집으로 변했다거나 이슬람 사원으로 개조됐다는 뉴스의 무대가 어김없이 영국일 정도죠. 하지만 최근 방문한 몇몇 영국교회들은 역동적인 신앙 공동체, 그 자체였습니다. 눈물을 흘리거나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은 우리나라의 경배와 찬양 예배를 연상시켰습니다.

사실 이 같은 변화는 어쩌다 얻은 행운이 아닙니다. 영국교회를 휩쓸고 있는 ‘새로운 표현들’(Fresh Expressions)이라는 구호는 영국 성공회가 10여 년 전 발표한 선교전략 보고서에 처음 소개됐습니다.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에도 ‘선교형 교회’라는 제목으로 출판됐을 정도로 관심이 큽니다.

‘새로운 표현들’은 기존 교회의 고리타분한 관행 대신 ‘완벽한 변혁’을 지향합니다. 영국 남부 폴지스 해변의 서퍼(surfer)들을 위한 교회나 어린이부터 은퇴자까지 함께 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모두 이 같은 개혁의 결실입니다. 실제로 옥스퍼드 세인트 알데이트교회 주일예배에서 모든 세대가 함께 예배를 드리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근엄한 사제복도 없었습니다.

청바지를 입은 성직자가 사방의 교인들과 눈을 맞추며 설교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 뿐이었죠. 아일랜드 해(海)와 맞닿아 있는 위건을 기도로 변화시키자는 ‘트랜스포밍 위건’도 ‘새로운 표현들’의 일환입니다. 웨슬리가 처음으로 대중설교를 했던 브리스톨의 교회들이 기도를 통해 도시의 재부흥을 이끌자고 의기투합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한국교회의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000년대에 접어 들면서 성장이 정체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니 어느새 교세 감소가 눈에 띌 정도로 하락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활력을 잃어 자칫 깊은 잠에 빠질 수 있는 위기의 교회가 된 것이죠. 성숙한 신앙인이 되기 위해선 예수 그리스도와 인격적으로 만나야 합니다.

더 나아가 교우들과 신앙의 열매를 나누며 교제해야죠. ‘나는 신앙인이다’라고 말로만 외친다면 그 신앙은 뿌리가 깊을 수 없습니다. 건강한 교회, 성숙한 신앙인으로 거듭나는 첩경은 결국 첫 신앙의 뜨거움을 회복하는 것 아닐까요. 변화하려는 영국교회를 통해 한국교회가 배울 것은 무궁무진합니다.

위건(영국)=글·사진 장창일 기자(국민일보종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