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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6/24] 개역한글판? 개역개정판?
오늘은 교회에서 사용하는 성경책에 대해 설명 드릴게요. 개역한글판 성경은 뭐고 개역개정판 성경은 뭔지 궁금했던 분들이 많죠.

한국은 복음이 들어오기도 전에 이미 한글성경을 갖고 있던 독특한 나라입니다. 한글성경의 시초는 영국 스코틀랜드 선교사인 존 로스가 번역한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입니다.

조선이 당시 한자 문화권에 있었지만 로스는 조선복음화를 꿈꾸며 스코틀랜드성서공회의 도움으로 평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서북방언으로 성경을 번역했어요. 그리고 1887년 ‘예수셩교젼셔’를 출간합니다. 이 성경이 바로 현재 우리가 쓰는 개역개정판 성경의 고조 할아버지격인 성경이랍니다.

이수정도 1885년 2월 미국성서공회 일본지부 루미스 총무의 도움으로 마가복음 성경인 ‘신약마가젼복음셔언땵’를 출간합니다.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선교사는 이 성경을 들고 4월 5일 제물포항에 들어왔습니다.

1887년 한국에 들어온 선교사들은 대한성서공회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상임성서위원회를 조직하고 로스와 이수정의 성경을 다시 번역합니다. 그리고 1890년 번역상의 오류, 한문 표현, 의주방언 사용 등의 문제로 성경 번역을 다시하기로 하고 10년 만에 ‘신약젼셔’(1900)를 내놓습니다. 10여년 뒤엔 구약성경까지 번역해 역사적인 ‘셩경젼셔’(1911)를 내놓게 됩니다. 셩경젼셔는 우리가 쓰는 성경의 증조 할아버지뻘 되는 성경이랍니다.

이렇게 조선사회에 발을 내딛은 성경은 천대 당하던 한글을 보급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당시 지식인들은 한글로 쓰인 책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한문이 독점하던 구조였는데, 교회에 기독교 학교에선 성경과 전도문서를 보급하기 위한 한글 배우기 운동을 전개할 정도였습니다.

이후 한국교회는 성경을 한 번 더 손질하고 ‘셩경개역’(1937)을 내놓게 됩니다. 이 성경은 지금의 할아버지뻘 되는 성경입니다.

1952년엔 조선어학회가 제정한 한글맞춤법통일안에 따라 고어체를 현대어로 바꾸고 띄어쓰기를 적용해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을 내놓게 됩니다. 그 전에도 한글을 썼음에도 굳이 한글판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한글맞춤법통일안에 따랐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현재 쓰는 성경의 ‘아버지’ 성경이죠.

수차례 성경 속 고어체를 현대어로 바꾸고 띄어쓰기를 적용했지만 세월이 흐르다보니 개역한글판보다 쉬운 성경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성도들 사이에서 있었습니다. 그렇게 나온 성경이 ‘표준새번역’(1993)입니다. 그러나 보수적인 교단의 반발로 사용이 무산됐어요.

결국 1998년 지금의 개역개정판을 내놓게 됩니다. 개역개정판 성경은 개역한글판 성경의 번역을 최대한 존중하며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옛말이나 한자어는 알기 쉬운 말로 개정했습니다. 성차별 용어나 장애인 관련 용어도 개정했죠. 따라서 한글성경은 ‘예수셩교젼셔- 셩경젼셔- 셩경개역- 성경전서 개역한글판- 성경전서 개역개정판’ 순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한국교회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성경과 찬송가는 연합운동의 대표적인 상징입니다. 한국교회는 수백개의 교단으로 나눠져 있고 때론 진보와 보수로 뜻을 달리하지만 하나의 성경, 하나의 찬송가 사용이라는 자랑스러운 전통을 갖고 있어요.

한국교회도 미국성서공회가 1995년 내놓은 CEV(Contemporary English Version) 성경처럼 초·중학교 학생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유익한 성경이 나왔으면 합니다.

백상현기자(국민이로 종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