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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9/25] 김영란법과 정의사회
앞으로 공직자는 직무 관련성 없는 향응이나 금품도 받지 못하게 됐다. 이를 어길 경우 처벌을 받게 된다. 식사와 선물, 경조사비를 각각 3만 원, 5만 원, 10만 원 이하로 정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우여곡절 속에 지난 9월 7일 국무회의에서 시행령으로 확정됐다.

이제 9월28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 법의 일차적 적용 대상인 공직자와 공공기관, 언론사, 각급 학교의 임직원은 대가성 없는 사교 목적일지라도 직무관련성 없는 사람에게서 상한액 이상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아무튼 김영란법이 우리 사회에 청렴한 공직자 기강을 세우는데 일조할 것이 틀림없다.

국제투명성기구는 매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부패지수를 발표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해 34개 OECD 가입국 중 27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12년째 연속으로 부패지수가 매우 높은 나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사회는 부정부패의 병에 감염되었다는 오명을 받고 있는 셈이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이참에 김영란법 시행이 한국사회를 보다 투명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가 더이상 부패사회가 아닌 정의로운 사회로 탈바꿈하는 초석이 됐으면 한다. 공의는 나라를 영화롭게 하기 때문이다(잠 14:34).

물론 김영란법이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시행령이 정의사회를 구현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을 주겠지만, 되레 경제활성화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걱정한다. 하지만 곱씹어 생각해보면, 김영란법은 정의사회로 나가게 하고, 경제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는 기우에 그칠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특히나 경제적 자본을 중시한다.

하지만 신뢰 같은 사회적 자본도 그에 못지않게 비중이 크다. 사회적자본이란 공직자의 청렴, 정부·기업 운영의 투명성을 통해 획득된 자본이다. 이를테면 무형자본이다. 사회적 자본이야말로 부패를 줄이는 사회적 효용성이 매우 크다. 사회적 자본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정부와 기업의 운영이 투명해져 부패 등으로 인한 사회 비용을 크게 줄인다. 사회전체가 청렴하면 할수록 사회전체의 재산은 보다 공정하게 증식될 수 있다.

성경은 우리 삶의 전 영역에서 정의의 실천을 가르친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우리 크리스천들에게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라 명하셨다(마 5: 13∼14). 크리스천은 부패하고 더러워진 세상을 방치하고 거기서 생존하기에 급급한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세상을 정화하고 구하는데 앞장서고 소금처럼 살아야 하는 그런 존재이다.

흑암이 드리워진 세상에서 빛을 발하여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의롭고, 올곧게 사는 존재이다. 크리스천은 이렇게 세상 속에서 의로운 삶을 마땅히 살아야 하겠지만,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부정부패와는 거리가 먼 바른 삶을 살아야 한다. 크리스천은 공직자 이상으로 엄격한 윤리적 삶을 요구받고 있다. 김영란 법 시행을 계기로 한국교회는 의의 공동체를 세우는데 깊은 성찰과 노력이 필요하다.

교회 안에서 행해지는 식사, 선물, 경조사비 등 지출이 행여나 사적 이해에 휘둘리지는 않은지 곱씹어 볼 일이다. 교회연합기관에서 금권선거나 부정청탁은 없는지 자성하고, 그런 불의한 일이 자행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예수님은 팔복에서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가 복이 있고, 그런 자들이 배부를 것이라 말씀했다(마 5:6). 세상에서 의롭게 살려고 애쓰는 자가 결국엔 생명과 공의와 영광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잠 21:21). 복음을 위해 사는 것이 의로운 것이지만, 복음에 합당한 삶은 빛의 열매(착함, 의로움, 진실함)를 맺는 것이다(엡 5:9).

강병오 교수(서울신학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