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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9/11] 교회의 크기, 신앙의 크기
작게 찌는 듯한 폭염도 지나가고 높푸른 가을 하늘이 다가왔다. 빨강 몸매에 부서질 듯 가벼운 날개를 가진 고추잠자리가 유유히 날고 과일들은 힘차게 악물어 갈 것이다.

오늘은 교회의 크기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가방이 크면 일과 걱정만 늘어나고’ ‘대문이 크면 복이 나간다’고 한다. 수정체 크리스털은 아무리 투명해도 금강석인 다이아몬드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나는 교회도 조그만 교회당이 좋고 작은 교회건축을 추구한다. 내가 언제부터 교회건축에 대하여 부쩍 관심을 갖게 되고 무엇이 나를 교회건축으로 이끌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굳이 들자면 아마도 30년 넘게 건설업에 종사한 직업의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건설사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약 20여개의 개신교회와 천주교성당을 지었다. 많다면 많은 교회를 지으면서 나는 개신교회와 천주교회의 공간구성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개신교회 5개, 천주교회 5개를 선정하여 개신교회와 천주교회의 공간구성을 비교하여 보았으며 비록 천착했다고는 할 수 없어도 양쪽 교회의 공간적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차이점은 교회의 크기에 관한 것이었다.

각 교회 출석교인 수 대비 교회면적을 분석한 결과 개신교회의 경우 교인 1인당 교회면적은 3.8∼5.4㎡, 천주교회의 경우는 1인당 1.0∼2.6㎡로 조사되었다.

개신교회 1인당 면적이 천주교회의 2배를 초과하고 있었으며 이 결과는 동일 조건에서 검약하려고만 하면 개신교회 면적이 현재 수준에서 2분의 1까지도 줄어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천주교회는 개신교회에 비하여 형식을 중시하여 전례 의식에 많은 비중을 둔다. 반면 개신교회는 비교적 자유롭고 개방적이다. 그럼에도 개신교회의 1인당 면적이 천주교회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은 공간사용의 방만함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나도 평생을 건설업을 하면서 살아온 사람이라 내심 교회당을 크고 화려하게 짓는 것이 직업상으로는 나쁠 것도 없다. 하지만 교회를 짓는 일에 있어서는 재물적 판단보다는 신앙적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신교인이 중소형 교회를 이탈하여 대형교회로 이동하는 현상이 잦다. 교회가 교인의 선택적 대상이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작은 교회에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쉽게 노출된다. 교인이 작은 교회를 떠나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작은 교회는 목회자와 신도 사이에 직접적인 교감이 있고 신앙의 섬세함이 있다.

대형교회에서는 신앙생활의 수월성이 있다. 주일 예배시간이 5∼6부로 편성된 대형교회도 많다.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노출될 기회가 적고 신앙생활에 간섭이 개재될 여유가 없다. 하지만 교회는 편리성 보다는 조금 더 신앙적일 필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조금 더 원칙에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

미래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미래교회는 덩치를 키우기 보다는 작은 개체로 분화될 개연성이 클 것으로 예측한다. 적어도 오늘의 한국교회와 같은 양적인 대 교회주의에서는 벗어날 것이다.

우리 개신교회에서도 일부이기는 하지만 교인 수가 증가하여 특정한 기준을 넘어서면 교회를 분할하여 독립시키는 교회들도 있다. 천주교회는 거의 이와 같이 한다. 천주교회에서는 교인 수가 증가하여 예배(미사)를 보기가 곤란할 정도까지 한계에 이르면 인원을 분할하여 작은 성당을 지어 나가게 한다. 키우기 보다는 분할한다.

예수님께서도 사람이 많이 모이면 흩트리셨고, 장사꾼들이 판치는 예루살렘 성전은 헐라고 말씀하셨다. 믿음은 마음에 있는 것이지 공간에 있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개신교회는 교회 신축 시 우선 건축규모를 크게 줄여야 한다. 좋은 예배당은 크기에 있지 않다. 교회는 크게 짓기 보다는 잘 지어야 한다. 예배당의 크기가 영적 교감을 강화한다는 증거도 없다.

속담에 ‘빚 준 상전이요 빚 쓴 종이다’란 말이 있다. 무리하게 대출 받아 교회당 짖는 행위는 이제 정말 삼가야 할 것이다. 우리 상전은 오직 예수님뿐이다.

크기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교회가 산다. 생각을 바꾸면 모두가 행복하고 교회도 살아 날 수 있다.

박승배(교회건축전문가·뉴어프로치건설㈜ 대표이사)